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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파흠’이라는 가난한 농부가 있었습니다. 비록 남의 땅을 빌려 가족들과 삶을 꾸려가지만 욕심이 없었기에 만족해하며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땅을 조금 얻게 되었습니다. 평생 자기 땅이 없었는데 땅 주인이 된 겁니다. 그런데 그 후 이상하게도 자꾸 땅에 대한 욕심이 생겼고 땅을 계속 넓혀가고 싶었습니다.

어느 날 파흠은 바쉬까르 지방에서 땅을 싸게 판다는 말을 듣고 그 곳에 갔습니다. 이 지방은 땅을 파는 방식이 독특했습니다. 천 루블을 내면 하루 종일 밟은 땅이 자기 소유가 되는데, 거래에는 수칙이 있었습니다.

아침 해 뜰 때부터 걸어가면서 영역 표시를 하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반환점을 돌아서 해질 때 까지 돌아오면 밟은 땅은 소유로 인정되지만 해지기 전 돌아오지 못하면 무효입니다.

파흠은 바쉬까르 촌장과 거래 계약에 동의하고 다음날 동트기 전 약속 장소로 나갔습니다. 먼동이 트기 전 어스름한 새벽인데 촌장이 나왔고 파흠은 출발지에 표시로 모자를 벗어 놓았습니다.

마침내 희망의 붉은 태양이 떠올랐습니다. 파흠은 설레는 가슴을 안은 채 서둘러 땅을 박차고 앞으로 달려 나갔습니다. 되도록 평평하고 비옥한 땅을 향해 달음박질하면서 괭이로 영역을 표시해 나갔습니다.

땅에 대한 열망과 기대로 땡볕 속을 뛰고 걷고 하며 계속 전진해 나갔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출발지 언덕위의 촌장이 지평선 끝 점하나로 보였습니다. 파흠은 엄청난 땅의 주인이 된 것이 너무 기뻤습니다.

어지간히 온 후 시장 끼를 느꼈습니다. 아침은 거른 상태였고 점심은 마른 빵 한 조각을 씹었습니다. 그런데 태양을 올려다보니 정오를 훌쩍 넘겼습니다. 반환점을 찍고 돌아서야 하는데 땅이 너무 비옥했습니다.

욕심이 생기자 ‘조금 만 더’하고 또 달렸습니다. 뒤돌아보니 출발지 언덕은 지평선 너머로 아예 사라졌고 태양을 올려다보니 ‘아불 싸’ 벌써 오후 4시는 족히 되어보였습니다. 갑자기 두려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황급히 반환점을 찍고 되돌아서서 출발지로 달려갔습니다. 그러나 땅을 확보하느라 온종일 힘을 다 탕진하여 숨쉬기조차 힘이 들었습니다.

비 오듯 땀이 철철 흐르자 거추장스러운 옷도 장화도 다 집어 던져버리고 뛰고 뛰었습니다. 해는 이미 서산으로 기울어져서 붉은 황혼이 온 누리를 덮어 내려갔습니다. “아! 다 틀렸구나.”

숨이 턱에 닿아 걷기조차 힘들었습니다. 마침내 출발지 언덕이 보였고 촌장과 하인은 빨리 오라고 손짓하며 함성을 질렀습니다. 해는 노루꼬리 만큼 남았고 출발지 언덕에 모자는 희미하게 보였습니다. 파흠은 의식이 가물가물했지만 사력을 다해 모자를 향해 몸을 던졌고 동시에 해는 떨어졌습니다.

촌장과 하인은 성공을 축하해주며 춤추고 박수를 쳐 주었습니다. 하지만 파흠은 이미 심장이 터져서 죽었고 입에서는 검붉은 피를 흘렸습니다.

하인은 너무 슬펐습니다. 주인을 묻기 위해 키를 재고 땅을 팠습니다. 파흠은 그렇게 바라던 엄청난 땅을 얻었지만 정작 자신에게 필요한 땅은 한 평 남짓한 무덤이 전부였습니다.

사랑하는 이들이여!

물질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습니다. 전세 살던 사람은 자기 집이 소원이고, 자기 집을 가진 사람은 더 넓은 집이 소원입니다. 자녀들은 우리보다 더 많은 것을 누리지만 더 많이 불평합니다. 인간의 마음은 천하보다도 넓어 천하를 얻어도 만족함이 없습니다

오늘의 글은 톨스토이의 참회록 중에 나오는 단편선중 하나입니다. 그는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는 말씀을 교훈 삼았습니다.

그는 마침내 ‘예수 안에서 누리는 참 만족과 참 평안’을 누렸고, 이 땅과 시간에 머물지 않고, 천국과 영원을 사모하다 영생을 얻었습니다. 톨스토이가 누렸던 참 만족과 평안, 자유함의 자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또 뵙기 원하며 평안을 기도합니다. 정정관 목사드림

<유튜브:구글>에서 ‘정정관’ 검색하면 동영상 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