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에게 두 개의 물동이가 있어 지게의 양끝에 달아서 아침마다 샘물을 길어 왔습니다. 그런데 한 물동이는 작은 금이 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물을 길어 집까지 오면 반은 길에 흘리고 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한편 금이 가지 않은 물동이는 자기를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고 "나는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어.“ 하며 우쭐거렸습니다. 그러나 금이 간 물동이는 자기의 불완전함 때문에 주인에게 늘 미안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님, 저는 제 자신이 너무나 밉습니다." ”무엇이 그렇게 밉지?" "예, 제 그릇은 금이 가서 물의 절반을 길에 흘려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인님도 일한 만큼의 보상을 얻지 못하기에 늘 죄송합니다."

그러면서 금이 간 물동이는 얼굴을 붉히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자 물동이 주인은 "정말 그럴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길가에 피어 난 아름다운 꽃들을 살펴 보려무나!" 그들이 언덕으로 올라갔을 때, 금이 간 물동이는 길가에 피어난 아름다운 야생화들을 보았습니다.

주인이 "어때 길가에 난 이 아름다운 꽃들은 다 네 쪽에만 나 있지? 나는 네 결점을 본 후에 그것을 잘 사용한 덕분이란다. 꽃씨를 네가 가는 방향의 길가를 따라 뿌렸거든 아침마다 샘물을 길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너는 매일 물을 뿌려 주었단다. 봐 이 아름다운 꽃은 다 네가 물을 주어서 자란 거야."

그러면서 주인은 금이 간 물동이를 칭찬했습니다. 우리는 다 결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형편과 처지가 다르지만 여기 저기 금이 가 있습니다. 그러나 나의 연약함과 결점을 하나님께 맡기면 나의 결점을 오히려 내 능력이 되도록 역사 해 주시는 것입니다. 단점을 장점으로 약함을 강함으로 슬픔을 기쁨으로 절망을 소망으로 합력하여 선을 이루도록 하시는 것입니다.

이 생명의 편지를 읽으시는 분이여!

오늘은 앞의 동화 이야기 같은 삶을 산, 한 사람을 소개합니다. 한국 신학대학 학장을 역임한 김정준 목사님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폐결핵에 걸렸습니다. 그러면서도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에 유학 신학부까지 졸업합니다. 김천에서 목회 하던 중 앓고 있던 결핵이 중증이 되어 마산 결핵요양소에 입원하게 됩니다. 그가 입원한 병동은 6급 환자를 수용하는 병동으로 죽음의 마지막 문턱에 있는 중증 환자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의료진들은 잘해야 3개월 정도 사는 시한부 인생이

라고 귀 뜸 해주었습니다. 이제 살아나갈 가망은 전혀 없고 남은 것은 죽음뿐이었습니다. 종점을 향하여 한 발자국 두 발자국 나아가던 어느 날 목사님은 이런 결심을 하게 됩니다. 생명을 주신 분도 하나님이요. 가져가실 분도 하나님이시니 의사가 내린 시한인 3개월을 사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얼마가 되든 하나님의 시한으로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시한으로 산다는 것이란 무엇인가? 깊이 생각하고 이렇게 결론을 내립니다.

“그렇다. 이제 나의 남은 생애는 나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사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보다 더 힘든 환자의 수발을 도왔습니다. 음식을 먹여주고 대소변을 받아주고 물수건으로 닦아주었습니다. 특히 하루 세 번씩 성경을 읽어주고 기도하고 찬송을 부르며 천국을 가르쳤고 때로는 임종예배를 드렸습니다. 의사들은 목사님에게 단 하루라도 더 살려면 힘을 아끼라 충고했지만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라 생각하고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사형언도를 받은 시한부 3개월을 훌쩍 넘기고 말았습니다. 말하자면 인간의 시한은 다 넘기고 하나님의 시한을 살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는 비록 죽음에 이르는 병에 걸려 6급 병동에 입소했지만 그 속에서 하나님을 진실로 만나고 새로운 삶을 사는 법을 배운 것입니다. 건강을 회복하고 퇴원하면서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희망을 가진 자는 죽지 않는다.” 물론 건강한 사람처럼 살지는 못했습니다. 건강한 사람의 폐활량은 3500-4000cc인데 비해 겨우 1000cc 밖에 안돼서 말하자면 헐떡거리며 살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보다도 보람차고 값지게 살았습니다.

그 연약한 몸으로 외국 유학도 또 하고, 신학교 교수 생활도 하면서 외국 서적을 10권이나 번역했으며 자기가 쓴 책은 12권이나 될 정도로 보람 있게 살았던 것입니다. 이것을 보면 모든 병은 다 죽을병이 아니라. 생의 전환점을 가져오게 해서 축복을 가져다주는 경우도 있는 것입니다. 그가 남긴 말씀입니다. “병은 죽음에 이르는 것이 아니라 ‘삶에 이르는 병‘이다.” 하나님은 종종 금이 간 물동이를 귀하게 사용하십니다.

다음에 뵈옵기를 원하며 가정에 건강과 평안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정정관목사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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