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식당에 들러 '식당 아줌마'들에게도 "우리를 먹여 살려주는 사람들"이라고 치켜세우고, '청소 아줌마'들도 "우리 병원을 빛내주는 1등 공신"이라는 칭찬에 피차 엄지를 세우며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습니다. 찬바람 도는 신분과 계급 사회에서 따뜻하고 허물없는 칭찬과 인정의 말 한마디, 그래서 병원의 모든 스텝 진들의 분위기는 ‘신바람 경영’에 한껏 고무되어있습니다.

  원장님은 “환자를 기다리게 하는 건 의사의 직무유기다.”하면서 진료 체계를 “환자 중심”으로 바꾸었습니다. 환자가 의료진을 일일이 찾아다니지 않고 오히려 의료진들이 모여 환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나눈 후 바로 진료하게 했습니다. 그의 지론은 “의사가 조금만 친절하고 따뜻해지면 환자들은 큰 위로를 얻는다.”고 강조합니다. 이렇게 분위기가 바뀌자 환자들이 몰려와 병상은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이제 그의 고매한 인품으로 부터 깜짝 놀랄만한 교양과 훈계를 받겠습니다. 

  첫째, 현재 췌장암 환자입니다.

  지난 2009년 5월 경, 속이 더부룩하고 맥박이 빨라져 복부(腹部) CT를 찍은 결과, 췌장에서 암이 발견된 것입니다. 암은 간(肝)에도 퍼져 있었으며, "간에 작은 암 덩어리들이 은하수처럼 깔려 있다."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원장님은 ‘신바람 경영’ ‘당신 멋져!’를 계속 이어가고 평상시와 다름없이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지인(知人)들이 일선에서 물러나 쉴 것을 종용했지만 그의 '신바람 인생'을 멈추게 하지는 못했습니다.

  둘째, 현재 투병 치료중입니다.

  병원을 쉰 기간은 암이 발견되고 최종 진단이 나오기까지 딱 일주일. 이후부터는 평상시와 똑같이 아침 7시에 출근을 합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항암제를 먹고 집을 나선다는 점뿐입니다. 그는 치료에 대해 "먹는 항암제로 하며, 요즘 새로이 개발되어 나온 항암제는 암세포만 공격하면서 암을 더 이상 자라지 못하게 하는 효과를 냅니다. 그게 몇 년이 갈지 모르나 몸이 닿는 한 나의 길을 갈 것입니다." “그래도 몸이 불편할 텐데….”라는 질문에 "속이 메스껍고 다소 피곤하지만 지낼 만합니다."하고 가볍게 웃어넘깁니다.

  셋째, 신앙으로 새로운 세계를 접했습니다.

  “암에 걸리고 나서 달라진 게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하나님이 나에게 암을 선물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암에 걸리지 않았다면 푸른 하늘과 맑은 새소리가 그렇게 아름다운 줄 모르고 죽을 뻔했습니다. 매일 안부전화 하는 소중한 친구들을 지나칠 뻔했습니다. 집사람과 손잡고 산보하고, 매주 온 가족이 모여 함께 교회 가고, 식사하는 일이 이렇게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어찌 알았겠습니까? 또 병원에서 쾌유를 빌며 기도회를 갖는데 너무 황송한 일입니다. 나이 일흔이 돼서야 철이 든 기분입니다."

  사랑하는 이들이여!

  저는 이 기사를 접하면서 가슴이 울컥했습니다. 어쩌면 이렇게도 고귀한 분이 계신가? 어떻게 암을 하나님의 선물로 표현할 수 있는 가? ‘제 자신의 신앙이 초라하게 느껴집니다.’ 그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일상에서 느끼지 못했던 것을 병상에서 느낄 수 있었다는 고백입니다. 우리 역시 고난이 임하기전에는 일상의 즐거움과 감사를 잊기 쉽습니다. 바라기는 일상에서 푸른 하늘이 보여 지고, 맑은 새소리가 들려지기를 원합니다.

  어떤 사람이 태양이 내리쬐는 곳에서 그림을 그렸습니다. 색깔과 구도와 모양을 정성껏 화폭에 담았는데 완성해보니 실감이 나질 않았습니다. 다시 그렸는데, 만족하였습니다. 차이를 비교해보니 첫째는 그림자를 그리지 않았고 둘째는 그림자를 그렸습니다. 그림자가 없음으로 진실이 결여 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인생의 화폭에도 고난의 그림자가 드리워지지 않는다면 거짓인생에 젖어 살게 될지 모릅니다. 이런 고백을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고난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인하여 내가 주의 율례를 배우게 되었나이다.”(시119:71).

다음에 뵈옵기를 원하며 가정에 건강과 평안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정정관 목사드림. http://vision.0691.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