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세 된 할아버지와 92세 된 할머니가 ‘결혼 70주년’을 맞이한 후 텔레비전에 출연했습니다. 진행자가 할아버지한테 이렇게 물었습니다. “만일 죽었다가 다시 태어난다 하더라도 이 부인하고 결혼 하겠습니까?”

  할아버지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좀 생각해 봐야겠는데요.”하며 대답이 영 시원치 않았습니다. 이제 할머니에게 물었습니다. “만일 다시 태어난다면 지금 이 남편과 결혼하겠습니까?”했더니 대답이 전혀 다릅니다. 

  “내가 돌봐 줘야죠.” ‘사랑 한다 안 한다’, ‘결혼 한다 안한다.’가 아니고 ‘저 사람에겐 내가 필요합니다.’ 70년을 살았으니 할아버지의 약점을 잘 알기에 자신이 돌봐 줘야 한다는 겁니다. 이것이 진정한 사랑입니다.

  희랍어에 사랑은 에로스와 아가페가 있습니다. 에로스는 내 필요와 이익, 내 중심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가페는 상대의 필요와 이익, 상대의 중심으로 생각합니다.

  아가페 사랑은 하나님의 사랑으로 희생을 의미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근사치한 아가페 사랑은 부모가 자식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것입니다. 

  할머니의 사랑은 아가페 사랑에 가깝습니다. 결혼해서 70년을 살다보니 남편의 부족함을 훤히 꿰뚫어 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쩌면 그 부족함 때문에 남들에게 업신여김을 당했는지도 모릅니다.

  그것을 할머니가 채워주고 살아왔던 것입니다. 혹시 할아버지가 어디 아픈 데가 있어서 할머니의 도움이 없으면 살 수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할머니가 할아버지에 대한 사랑은 그런 희생적인 아가페 사랑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이들이여!

  성경은 이 ‘아가페 사랑’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옵니다. 예수님과 베드로의 대화 내용입니다. 요한복음 21장에 보면 부활하신 예수님이 낙심해 있는 베드로에게 ‘사랑’에 대해 세 번 질문합니다.

  첫 번째,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여기서 ‘더’가 들어갑니다. 비교급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사랑”이란 말도 “아가페”를 사용하셨습니다. 

  그러니까 “네가 나를 아가페 사랑으로 다른 사람보다 더 사랑하느냐?”하는 것입니다. 아가페 사랑은 무조건 희생과 헌신의 사랑입니다. 그런 질문에 베드로가 부담이 되자 이렇게 대답합니다.

  “제가 주님을 ‘사랑’하지만 그 정도는 아닙니다.” 베드로가 답변으로 사용한 사랑은 아가페”가 아니라 “필리아”였습니다. 필리아의 사랑은 사람이 ‘친구를 사랑하는 우정 정도의 사랑’입니다.

  두 번째 물었습니다. 이번에는 ‘더’라는 말을 뺏습니다. “그러면 네가 나를 그냥 보통으로 사랑하느냐?” “예, 제가 그 정도로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이 아십니다.” 왜냐하면 세 번이나 부인했었기 때문입니다.

  감히 ‘아가페 사랑’은 엄두도 못 내고 겨우 ‘필리아 사랑’으로 연약함을 고백한 것입니다. 세 번째 주님은 베드로가 앞에 두 번 사용한 ‘필리아 사랑’으로 답변합니다.

  “그래. 네가 나를 친구수준으로 사랑하는 구나 하지만 좋다. 내 양을 먹이라” 베드로의 사랑의 수준에 대해 너무 가슴 아픈 지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양을 먹이라고 하십니다. 이는 장차 ‘필리아의 사랑’에서 ‘아가페 사랑’으로 완성 될 것을 내다 보셨기 때문입니다. 베드로가 로마에서 박해를 피해 도망을 쳤습니다.

  그러다 길에서 주님을 만납니다. 그때 ‘주여 어디로 가십니까?’(쿼바디스 도미네). ‘네가 버린 양들에게 간다.’ 베드로는 돌아가 거꾸로 십자가에 달리므로 아가페 사랑을 완성합니다. 여기서 사랑의 교훈은 무엇입니까?

  사랑은 처음부터 완전할 수 없습니다. 자신이 하는 만큼 사랑 하면 됩니다. 사랑은 일단 시작하면 자랍니다. 지금 사랑을 시작 하십시오. 아가페 사랑까지 자랄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가페 사랑의 열매는 무엇입니까?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요3:16). 영원한 생명으로 초대합니다.  

또 뵙기 원하며 평안을 기도합니다. 정정관 목사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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