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단편작가 스티븐슨의 작품 가운데에「지킬박사와
하이드」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마을 사람의 사랑과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지킬 이라는 의학박사가 있었습니다. 그는 고아의 아버지요 과부의
보호자이며 자비의 아버지라 불려지는 사람이었습니다. 온 동네 사람들은 그를 향해 존경과 칭송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마을에 고민이 하나
있었습니다. 밤만 되면 하이드라는 흉악범이 나타나 온 동네를 수라장으로 만들어 놓는 것이었습니다. 흉악범은 사람을 죽이고 여자를 능욕하고 약탈을
일삼는 등, 온 동네를 공포 속에 몰아 넣었습니다.
사람들은 골머리를 앓던 끝에 하이드라는 흉악범을 잡아 동네의 화근을 없애기로
작정하였습니다. 어느 날 한밤중에 보안관의 총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지며 하이드가 잡혔다는 소식이 마을에 퍼졌습니다. 몰려든 사람들 앞에서
드디어 하이드의 가면이 벗겨졌습니다. 그 순간 모든 사람들은 아연 실색하고 말았습니다. 왜냐하면 하이드는 바로 그들이 그토록 존경했던
지킬박사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단편 속에서 우리는 인간 자신의 원래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인간은 지킬박사처럼 선하고 바르게 살고
싶어하는 욕망의 본성이 있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하이드 처럼 남을 짓밟고 올라서려는 강포와 탐욕과 욕정에 이끌리는 본성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사랑과 칭찬 뒤에는 미움과 시기의 위선이 숨어 있으며, 겸손 뒤에는 교만과 건방짐이 노려보고 있으며, 존경과 착함 뒤에는 음흉함이 뿌리 박혀
있습니다. 한 심령속에 존재하는 이 두얼굴의 대립 가운데서 우리는 당황하고 때로는 흔들리며 자신을 자책하고 미워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킬박사와 하이드의 갈등, 이것은 나와 너 우리 모두 인간의 실존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인간은 이런 고통의 심연 속에서 구제
불능의 절규만 외쳐야 합니까? 아닙니다. 우리 속에 있는 하이드를 내쫓을 수가 있습니다. 그것은 먼저 우리 안에 하이드의 본성을 시인하는
것입니다. 기분 나쁘다고 하시겠지만 정도의 차이는 있을 지언정 아주 없다고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내안에 추악한 본성을 시인하는 것, 여기서부터
문제는 풀어지게 됩니다.
이 "생명의 편지"를 읽으시는 분이여!
성경에 다윗이라는 왕이 나옵니다. 이 왕은 하나님을 아주 잘 섬겼습니다. 백성들을 아끼고 선정을 베풀었으므로 성군 소리를 듣는
아주 훌륭한 왕이었습니다. 어느 날 옥상 위에 올라갔다가 전쟁터에 나간 부하의 아내가 목욕하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왕은 몰래 사람들을 시켜
여인을 입궐하도록 하고 간음을 저질렀으며 그 와중에 여인은 아이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에 다윗은 불륜을 은폐하기 위해 전쟁터에 나간 남편을 불러
부인과 잠자리를 갖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나라와 왕에 대한 충성이 지극한 남편은 사사로운 일에 자기를 허락하지 않고 그냥 전쟁터로
돌아갔습니다. 왕은 죄를 은폐하기 위한 계획이 빗나갔으므로 그 부하를 최전방에 보내어 전사하게 했습니다. 정말 인간이 얼마나 사악한지를 보여주는
죄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아무도 보지 않는 것 같았지만 결코 하나님의 눈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선지자를 통해 다윗의 죄를 지적했고
이에 다윗은 자신의 죄를 시인하고 처절하게 회개하며 뉘우쳤습니다.
이 내용이 참회시 시편 51편입니다. "내가 죄악 중에
출생하였음이여" 이는 부패한 인간은 근본적으로 죄성을 지니고 있음을 시인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했습니다. 이는 자신을 성령의 역사로 새롭게 재창조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비로소 인간은 하이드의
존재를 극복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죄를 씻고 난후, 성령의 역사로 우리 육체안에 굳은 마음이 제거되고 하나님과 일치한
마음을 갖게 되므로 마침내 율법을 지킬 수 있는 지킬박사가 되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도 자신의 육신 속에 하이드를 고백합니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롬7:24). 하지만 이어서 바울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나를 해방했다"했습니다. 하이드에서 지킬박사로 탈출한 멋있는 고백입니다. 여기에 우리는 희망이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고백이 저와 여러분의 것이 되어 영원한 지킬박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