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할 때에 저자가 누구이며, 독자들에게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알고 읽으면 도움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성경을 읽을 때 오늘 내게 어떤 의미인가를 생각하며 읽으면 말씀을 깨닫고 선한 길로 인도함을 받습니다.

  칠흑같이 캄캄한 방에 커튼을 걷자 밝은 햇빛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이때 캄캄한 방을 밝게 한 것은 내가 아니라 햇빛이었습니다. 나는 다만 빛이 방안에 들어오도록 걸림돌인 커튼을 걷은 것뿐입니다.

  영성훈련은 죄의 커튼을 열어젖히고 언제나 비추고 있었던 그리스도의 빛을 내 영혼에 비추는 것입니다. 인간은 죄로 인해 사망과 흑암의 그늘에 앉아있지만 빛 되신 예수님을 영접하면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됩니다.

  ‘영성훈련’은 귀고 2세(Guigo II)가 기도 중 야곱의 사다리에서 영감을 받고훈련의단계를 정립한 것으로 곧 ‘천사들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과정을 4단계’로 발전시켰습니다.

1. 렉시오디비나(lectio divina) ‘읽는단계’

  ‘렉시오’(lectio)는‘독서’‘디비나’(divina) 는 ‘하나님의 말씀’을 뜻합니다. 그래서 ‘렉시오 디비나’는 ‘거룩한 독서’를 의미합니다. 초대교회 교부들은 시각과 청각을 이용한 명상 독서법을 사용했습니다.

  독서에 ‘시각’ 이외에 ‘청각’을 사용하는 것은 상황에 더 가까이 접근하는 것으로 개인의 영혼이 삶의 정황으로 파고들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영혼은 땅의 감각세계를 초월 영적세계를 체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독서는 문법과 사전이 아니라 상황, 문맥, 은유를 관찰하는 것으로 소경거지 바디매오가 예수의 소리를 듣고 처절하게 외쳤던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를 공감하며 나도 부르짖을 때 은혜를 체험하게 됩니다.

2. 메디타시오(meditatio) ‘묵상단계’
 
  ‘메디타시오’ 초식동물은 언제 공격 받을지 모르기 때문에 우선 급히 풀을 뜯어 삼킵니다. 위장은 4개로 씹지 않고 삼킨 음식물은 가장 큰 제1의 위(양)에 들어가 촉촉하게 되고 부드럽게 됩니다. 이어서 나중에 입으로 다시 가져와 되새김질(반추)을 합니다.

 
  다음에 제2의 위(벌집)로 들어가 적당한 크기로 나 뉘어집니다. 그리고 한가할 때 다시 입으로 가지고 와서 또 씹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하루 종일 씹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씹고 다시 삼키고 씹습니다.

  그렇게 해서 음식물은 제3의 위(천엽)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이어 제4의 위(막창)로 이동해 갑니다. 제4의 위가 진짜 위로 여기서 영양이 흡수되고 소화가 되어 마침내 힘과 에너지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묵상(meditation)의 어원은 라틴어 '메디켈루스'인데, 이것은 '약(medicine)'이란 뜻이기도 합니다. 약을 먹으면 투약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이 성경을 먹고 묵상이라는 소화과정을 거치면 약효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영화를 볼 때 손에 땀을 쥐는 것은 현장감 때문입니다. 내가 풍랑가운데 있을 때 주님의 ‘잠잠 하라’ ‘내니 두려워하지 말라’는 음성을 듣고 극복하는 것이 영성훈련입니다.

3. 오라시오(oratio) ‘기도단계’

  성경을 읽던 중 말씀이 나를 인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신하면 자신을 맡기게 되고 응답으로 자연스럽게 감사, 찬양, 고백, 간구의 기도를 드리게 됩니다.

  ‘주 기도문’은 모범으로 ⓐ 하나님의 필요, ⓑ 인간의 필요, ⓒ 개인의 필요입니다.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위해 기도하고, 다음에 인간의 필요, 그리고 나의 필요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영성기도의 완성입니다.

4. 콘템플라시오(contemplatio) ‘관상단계’

  눈을 감고 깊은 침묵 속에서 하나님을 바라봅니다. 눈을 감는다는 것은 육체의 시각이 아닌 영적인 안목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육신의 눈으로 현실을 보면 소망적인 것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눈을 감고 보면 고난 속에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뵈올 수 있습니다. 관상기도는 영성생활의 꽃으로 하나님의 임재와 평안의 세계로 들어가 황홀한 체험을 하는 것입니다. 영성훈련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또 뵙기 원하며 평안을 기도합니다. 정정관 목사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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