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14  밀양(密陽/Secret Sunshine)

영화 ‘밀양’이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는 낭보에 온 나라가 들썩합니다. 인간의 근본문제인 ‘죄, 용서, 구원’이라는 주제를 기독교 입장에서 접근했기에 서구시각으로 강한 인상을 받게 된 것입니다. 얼핏 보기에 멜로 같지만 영화의 흐름은 ‘삶과 죽음, 희망과 절망, 불안과 평안, 죄와 용서, 거짓과 진실, 욕망과 절제, 하나님을 향한 구원의 손길에 감격과 실망’이 교차된 작품입니다.

신애(전도연)의 처절한 연기는 리얼하였기에 함께 울고 웃게 합니다. 종찬(송강호)의 코믹한 연기로 극적 전환은 내내 웃음을 선사합니다. 감독(이창동)은 신애의 고뇌를 풀어가는 과정에 ‘빛’ ‘기독교’를 선택했고 ‘종찬’의 역할은 의도되지 않았지만 의미심장한 수호신의 묘사로 그림자 같이 따라 붙게 했습니다. 

밀양 입구 국도변, 신애는 아들 준을 데리고 죽은 남편의 고향으로 가던 중 차가 고장이 나자 카센터로 수리를 요청합니다. 종찬과 신애는 렉카 차를 나란히 타고 시내로 들어가며 ‘밀양의 뜻’으로 대화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신애는 피아노학원을 열었고 종찬을 그를 도왔습니다. 작은 돈이지만 이웃들에게 ‘좋은 땅을 소개해 달라’며 새 생활을 시작합니다. 이때 돈 많은 과부로 오해받아 준이는 유괴 당하고 살해당합니다. 남편을 잃고 졸지에 자식까지 잃은 신애는 반실성한 사람이 됩니다. 이웃의 권고로 교회를 나가게 되었고 거기서 따뜻한 사랑과 위로를 받고 새 희망을 얻습니다.

이때도 종찬은 동반자로 그림자 같이 따릅니다. 신애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에 감동을 받고 감옥에 있는 살인범을 용서해 주기위해 면회를 갑니다. 신애는 자신이 그리스도인이 된 것과 지금은 평안을 누린다 하자 살인범 역시 감옥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으며 이미 죄 용서받았고 평안을 누린다고 천연덕스럽게 말합니다. 이에 신애는 그 뻔뻔함에 큰 충격을 받습니다. 피해자에게 용서를 빌 줄 알았던 범인이 이미 용서받았고 평안을 누린다니 기가 막힙니다. 그렇다면 신(神)은 용서의 기회마저 박탈해 갔단 말입니까? 어떤 섭리나 교리로도 이해할 수 없었고 공평하지 않았기에 신애는 반항하듯 가져간 꽃다발을 하늘을 향해 던집니다.

신애는 하나님과 교회를 부정하며 기독교의 허구를 나름대로 대적하기 시작합니다. 먼저 자기를 전도했던 약사인 장로를 유혹하면서 인간의 적나라한 욕망과 절제의 위기상황을 드러냅니다. 이어지는 훼방들 구역예배에 타락한 자기를 위해 기도드릴 때 돌을 던져 유리창을 깨뜨리고, 야외 수련회장에서 설교도중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라는 대중가요를 몰래 틀어놓기도 하며 분을 삭입니다. 그렇게 방황하다가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은 형태를 취합니다만 이마저 실패합니다. 마지막 장면에 신애는 머리카락을 잘라 하늘을 향해 흩뿌리고 거울을 바쳐 든 종찬의 모습은 수호신으로 어쩐지 새 출발, 새 희망, 새 생명을 암시하듯 클로즈 업 됩니다. 그리고 신(神) 이해의 긍 부정은 절묘하게 관객의 몫으로 남겨놓았습니다. 이제 인간의 ‘죄 용서 구원’의 문제와 신 이해의 답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빛입니다.

‘밀양’은 빽빽할 밀(密), 볕 양(陽)으로 ‘비밀스러운 빛, 햇볕의 비밀’(Secret Sunshine)입니다. 영화의 첫 장면은 하늘 구름사이로 눈부시게 쏟아져 내리는 햇살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 신애가 머리카락을 잘라 하늘에 흩날릴 때 햇빛에 반짝임 입니다. 빛은 어두움을 물리치는 희망의 상징으로 ‘밀양’은 절망을 물리친다는 의도된 제목입니다. 하지만 ‘죄와 사망, 용서와 구원’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이유는 영혼에 빛이 비쳐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리적 어두움이 빛으로 설명되는 것처럼, 영적 어두움 역시 빛으로만 설명됩니다. ‘예수는 빛’으로 ‘영혼에 햇빛 예수여!’라고 부릅니다. 유감스럽게도 신애는 그 빛을 경험하지 못했고 위로부터의 거듭남이 없는 이방인일 뿐이었습니다.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을 아는 빛을 우리 마음에 비추셨다”했습니다. 부디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가다가 홀연히 밝은 빛 되신 예수를 뵙고 영혼이 밝아지기 바랍니다.

둘째, 기독교입니다.

영화를 제작한 감독은 물론 주연들은 비 기독교인들로 교회 밖의 시각으로 기독교를 스케치했습니다. 일부는 공감하지만 대 부분 동의 할 수 없기에 차라리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는 편이 훨씬 편합니다. 왜냐하면 ‘구원과 화해’에 있어 신애의 묘사는 정확했고 적어도 교회는 제2의 신애가 있기 때문입니다. 기독교를 이해하기 쉽게 말씀드리면 이 세상의 모든 종교는 인간은 신을 찾아 아래서 위로 향합니다.

그러나 기독교는 유일하게 신이 위에서 아래로 찾아 온 것입니다. 비유로 밀양의 배경은 ‘하늘 과 땅’으로 하늘빛이 위에서 내려와 땅의 어둠을 밝히는 이치와 같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했습니다(요3:16). 하지만 ‘빛이 어둠에 비취되 어둠이 깨닫지 못 하니’ 얼마나 안타깝습니까? 부디 예수를 믿고 ‘죄에서 십자가의 용서로’ ‘사망에서 부활의 영원한 생명으로’이어지기를 소원합니다.    

셋째, 종찬입니다.

인간의 속물근성을 빼고는 하나님의 돌봄의 캐릭터로 종찬은 탁월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종찬은 고통 중에 있는 신애의 의지의 대상으로 만남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때로는 투정을 받아주며 매 번 “이해가 됩니다.”로 공감해주고 결정적 시기에 옳은 길로 인도해 줍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고통을 외면하고 ‘모른다’하지 않으시고 곁에서 도우시는 분이십니다. 마지막 신애의 수호신 종찬의 발걸음이 교회로 이어지는 것에 신애의 미래에 희망을 가져보며 여러분들에게도 이런 주님의 도우심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다음에 뵈옵기를 원하며 가정에 건강과 평안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정정관목사드림. http://vision.0691.org